챗지피티로 문서 작업 빨리 끝내는 방법

얼마 전 행사 신청서를 취합하다가 비슷한 파일 열두 개를 한꺼번에 받았다. 이름은 제각각이고, PDF에는 날짜가 흩어져 있고, 신청자 명단은 엑셀과 CSV로 섞여 있었다. 이런 날 챗지피티에 파일을 통째로 맡기고 끝내고 싶어지지만, 제가 시간을 가장 많이 아낀 지점은 따로 있었다. 먼저 어떤 내용을 뽑을지 정하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 요청하는 것이다.
챗지피티는 문서 내용 찾기, 두 파일 비교, 표의 이상한 값 찾기, 문장 초안 만들기에 쓸 만하다. 다만 압축률을 낮추거나 파일 형식을 바꾸는 일은 원래 쓰던 무료·기본 도구가 더 간단할 때가 많다. 작업을 나눠 맡기면 손이 덜 간다.
파일을 넣기 전에 결과물부터 정한다
처음에는 PDF를 올리고 ‘요약해 줘’라고만 적었다. 돌아온 문장은 매끈했지만 정작 필요한 제출 기한이 빠져 있었다. 지금은 파일을 열기 전에 결과물의 칸부터 적는다. 예를 들어 공고문이라면 ‘대상, 준비 서류, 제출 기한, 제출 방법, 확인이 필요한 문장’처럼 다섯 칸이면 충분하다.
요청 문장도 짧고 구체적으로 쓴다. ‘첨부한 공고문에서 대상, 준비 서류, 제출 기한, 제출 방법을 표로 뽑아 줘. 각 항목 옆에 근거가 있는 쪽수를 적고, 파일에 없는 내용은 추측하지 말고 확인 필요라고 표시해 줘.’ 쪽수를 함께 받으면 원본으로 돌아가 확인하기 쉽다. 문서가 여러 개라면 파일명도 함께 적어 달라고 한다.
스캔한 PDF처럼 글자가 이미지로 들어간 파일은 특히 조심한다. 날짜의 1과 7, 금액의 쉼표 하나가 잘못 읽혀도 문장은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다. 중요한 숫자는 원본을 확대해서 직접 대조한다. 표가 복잡하다면 해당 부분을 텍스트로 옮기거나 원본 스프레드시트를 쓰는 편이 낫다.
문서 두 개를 비교할 때는 달라진 곳만 받는다
계약서 수정본이나 안내문 개정본은 둘 다 처음부터 읽기 버겁다. 이때는 이전 파일과 새 파일을 함께 넣고 비교 범위를 좁힌다. ‘두 문서에서 날짜, 금액, 제출 서류, 담당자 연락 방식이 달라진 부분만 보여 줘. 이전 내용과 새 내용을 나란히 적고, 각 내용이 있는 쪽수를 붙여 줘.’ 이런 식이다.
예를 들어 안내문에서 접수 마감일이 15일에서 18일로 바뀌었다면 변경 표 한 줄로 바로 눈에 들어온다. 반대로 표현만 ‘제출해 주세요’에서 ‘제출 바랍니다’로 바뀐 것은 별도 항목으로 빼 달라고 하면 중요한 변경과 문장 수정이 섞이지 않는다. 비교 결과를 받은 뒤에는 원본의 해당 쪽을 열어 한 번 더 확인한다. 챗지피티가 놓친 문장이 없는지 보는 시간까지 포함해야 실제 작업 시간이 된다.
엑셀과 CSV는 오류 후보를 찾는 데 쓴다
명단 파일에서는 멋진 분석보다 사소한 입력 오류가 더 급하다. 신청자 120명 중 연락처가 빈 행, 날짜 형식이 섞인 행, 같은 이름과 전화번호가 반복된 행을 찾는 식이다. ‘첨부한 표에서 빈 연락처, 중복된 전화번호, 날짜 형식이 다른 행을 각각 찾아 줘. 원본 행 번호와 해당 값만 보여 주고, 임의로 수정하지 마.’ 이렇게 요청하면 수정 전 검토 목록을 만들 수 있다.
중복은 기준을 먼저 정해야 한다. 이름이 같아도 다른 사람일 수 있고, 가족이 전화번호 하나를 함께 쓸 수도 있다. 그래서 저는 ‘이름과 전화번호가 모두 같은 경우만 중복 후보’라고 적는다. 챗지피티가 제안한 수정값을 바로 원본에 덮어쓰지 않고, 파일을 복사한 뒤 후보 행을 확인한다. 특히 수식이 들어 있는 엑셀 파일은 값만 보고 판단하면 원래 계산 방식이 빠질 수 있다.
문서 양식은 한 번에 완성하려 하지 않는다
회의록이나 신청 안내문을 만들 때는 빈 화면에서 시작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회의 날짜, 참석자, 결정 사항, 담당자, 기한을 넣을 수 있는 한 페이지 회의록 양식을 만들어 줘. 결정되지 않은 항목을 적는 칸도 추가해 줘.’ 이렇게 부탁해 초안을 받는다. 이어서 실제 메모를 넣고 ‘원문에 없는 결정은 만들지 말고, 담당자가 불분명한 항목은 빈칸으로 남겨 줘’라고 요청한다.
이 방식은 서식이 필요한 작업에도 통한다. 내용을 먼저 검토한 뒤 워드프로세서의 기본 양식에 붙여 넣으면 글꼴, 여백, 표 너비를 직접 맞추기 쉽다. PDF 용량을 줄이거나 문서 형식을 바꿔야 한다면 사용하는 프로그램의 내보내기·압축 기능을 먼저 확인한다. 챗지피티에는 ‘이 파일을 어디에 제출할 예정인데 어떤 형식과 항목을 확인해야 할까’처럼 판단이 필요한 부분을 맡기는 편이 실용적이다.
파일을 올리기 전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비공개 연락처처럼 작업에 필요 없는 정보는 가린다. 받은 결과에서는 날짜·금액·이름을 원본과 맞춰 본다. OpenAI 공식 안내에서도 생성된 파일과 답변을 사용 전에 검토하도록 권한다. 제게 챗지피티는 파일을 대신 책임지는 도구보다, 확인할 지점을 빠르게 드러내 주는 작업대에 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