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밍 모니터 27인치 고를 때 확인할 5가지

얼마 전 지인이 모니터 두 대를 비교해 달라고 했는데, 둘 다 27인치에 180Hz라서 처음엔 차이가 없어 보였다. 사양표를 조금 더 읽으니 하나는 FHD, 다른 하나는 QHD였다. 게임을 즐기는 방식과 PC 성능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는 부분이다. 게이밍 모니터 27인치를 찾을 때는 숫자 하나보다 해상도, 주사율, 화면 특성, 연결 조건을 함께 보는 편이 낫다.
27인치에서는 해상도부터 고르기
FHD는 1920×1080, QHD는 2560×1440, 4K는 3840×2160이다. QHD의 픽셀 수는 FHD의 약 1.8배이고, 4K는 FHD의 4배다. 같은 27인치 화면이라면 픽셀이 많을수록 글자와 이미지의 윤곽이 더 촘촘하게 보인다. 대신 게임에서는 그래픽카드가 처리할 픽셀도 늘어난다.
FPS 게임에서 높은 프레임을 유지하는 게 우선이고 PC 성능이 넉넉하지 않다면 FHD도 선택지다. 게임뿐 아니라 문서 작업, 웹 브라우저, 영상 편집을 함께 한다면 QHD가 쓰임새가 좋다. 4K는 또렷한 화면이 매력적이지만, 최신 게임을 높은 화질과 주사율로 즐기려면 그래픽카드 부담이 커진다. 특히 27인치 FHD의 글자가 거칠게 느껴지는지는 개인차가 있으니, 가능하면 매장에서 평소 쓰는 거리와 비슷한 위치에서 글자를 확인하는 게 좋다.
주사율은 게임 프레임과 함께 보기
주사율 144Hz는 화면이 초당 최대 144번, 240Hz는 최대 240번 새로 그려진다는 뜻이다. 이론상 한 번 갱신하는 간격은 각각 약 6.9ms와 4.2ms다. 빠르게 시점을 돌릴 때 차이를 느낄 수 있지만, 게임이 실제로 몇 프레임으로 실행되는지도 중요하다. PC가 자주 90fps 안팎을 낸다면 240Hz 제품을 사도 그 성능을 온전히 쓰기는 어렵다.
주로 싱글 플레이 게임을 한다면 144~180Hz부터 살펴봐도 충분하다. 경쟁 게임에서 높은 프레임을 안정적으로 뽑는 PC라면 240Hz 이상을 비교할 이유가 생긴다. 다만 제품명에 적힌 최대 주사율이 모든 입력 단자에서 되는 것은 아니다. 제조사 사양표에서 사용할 해상도와 HDMI·DisplayPort 입력별 최대 주사율을 확인해야 한다.
패널과 응답속도 숫자는 따로 읽기
IPS는 시야각과 색 표현을 중시할 때 무난하고, VA는 어두운 장면의 깊이를 선호할 때 눈에 들어온다. OLED는 검은색 표현과 빠른 픽셀 전환이 강점이지만 가격, 보증 조건, 고정된 화면을 오래 띄우는 사용 습관까지 고려해야 한다. 같은 패널 종류라도 제품별 차이가 있어서 패널 이름만으로 잔상이나 화질을 단정할 수는 없다.
사양표의 ‘1ms’도 측정 기준을 봐야 한다. 픽셀 색이 바뀌는 시간인 GtG인지, 움직임 선명도를 측정한 MPRT인지에 따라 뜻이 다르다. 응답속도를 높이는 오버드라이브 설정은 지나치면 물체 주변에 밝거나 어두운 역잔상이 생길 수 있다. 실사용 후기에서 기본 설정과 중간 단계 설정의 잔상을 함께 확인하는 편이 숫자 하나만 비교하는 것보다 현실적이다.
화면 찢어짐이 거슬린다면 가변 주사율 지원도 확인한다. 이 기능은 모니터의 갱신 속도를 게임 프레임에 맞춰 화면이 어긋나 보이는 현상을 줄인다. HDR 표기만 보고 화면이 화려할 거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VESA의 DisplayHDR처럼 인증 등급을 확인하고, 밝기와 화면의 어두운 부분을 제어하는 방식도 같이 보는 게 낫다.
연결 단자와 책상 크기까지 확인하기
PC만 연결할지, 콘솔도 함께 쓸지에 따라 필요한 단자가 달라진다. HDMI 규격은 높은 해상도와 주사율을 지원할 수 있지만, 실제 사용 가능 범위는 모니터와 연결 기기, 케이블의 조합에 따라 정해진다. 콘솔을 쓴다면 원하는 해상도에서 120Hz 입력과 가변 주사율이 지원되는지 제품 설명서에서 확인한다. PC에서는 그래픽카드 출력 단자와 모니터 입력 단자가 맞는지도 먼저 봐야 한다.
책상 위 공간도 생각보다 중요하다. 27인치 화면은 대각선 길이가 약 68.6cm이고, 본체 너비는 보통 60cm 안팎이다. 실제 설치 공간에는 받침대 폭과 깊이까지 필요하다. 눈높이를 맞추려면 높낮이 조절 기능이 편하고, 모니터 암을 쓸 계획이라면 VESA 장착 규격과 제품 무게를 확인해야 한다.
구매 직전에는 내 사용 조건으로 좁히기
후보가 많아지면 먼저 주로 하는 게임, 현재 그래픽카드, 모니터와 눈 사이 거리, 연결할 기기를 적어두면 편하다. 예를 들어 문서 작업과 여러 장르의 게임을 함께 하는 사람이라면 QHD와 144~180Hz를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다. 반면 경쟁 게임에서 프레임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사람은 FHD와 더 높은 주사율 조합이 맞을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실제 게임 프레임과 입력 단자 조건을 확인해야 선택이 흔들리지 않는다.
저라면 마지막에 제조사 설명서에서 최대 주사율이 나오는 연결 조건과 보증 조건을 한 번 더 읽는다. 매일 보는 화면인 만큼 사양표에서 가장 큰 숫자보다, 내 PC와 책상에서 편하게 쓸 수 있는지가 오래 남는다.
